이 책을 산지 17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못 버리고 있다.
부모님 도움도 없이 혼자 살면서 대학을 다닌 치열했던 시기.
3년제 간호과를 합격하고 1학기를 다니다가 1년 휴학하고 복학하면서 4년만에 졸업을 했다.
그 뒤는 수업과 실습과 시험이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빡센 과정에도 알바를 매일 해야만 하는 힘듦이 있었다.
옷 한 벌 살 돈이 없어서 4년을 내내 같은 옷을 입었던 기억뿐인 대학생활..
그 와중에 학교에 책을 팔러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건 의대생들이 보는 책이라며..(그런데 간호과엔 왜?!!)
두 권에 32만원.. (그 당시 원룸 한달 월세보다 많았다...)
알바하느라 피곤해서 수업도 제대로 못 들을 정도로 졸고 정신없었는데
그 와중에 책 욕심이라니.. 하하
결국 샀다...............;;;

그러고 이제껏 한두번 펴봤으려나?
다들 그렇듯이.. 장식용 책이 되었는데
그런데 참 못 버리겠다..
졸업과 동시에 결혼.. 응급실 근무.. 임신.. 원치 않는 퇴사.. 육아.. 다른 직업(보험설계사)을 가졌던 시간들.. 7년만에 산후조리원에 입사해서 3년 근무.. 그리고 남편과 사업..
어쩌다보니 진짜 인생 격변이고,
남편과 사업을 하면서 이제 다시는 병원에 취업을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 미련스럽게 끌어안고 있던 대학교재도 지난달에 다 버렸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가 열심히 살았던 증거라며 버리지 말라고 말려주어서 오히려 위로가 되었다. 사실 이젠 개정이 너무 많이 되어서.. 쓸모있는 책인지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아직도 이건 못 버리겠네.
조금씩 조금씩 공부를 해볼까한다.
다시 병원을 가지 않더라도.. 나의 마음의 양식으로.. 나의 지식으로.. 나의 위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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