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독서란
그냥 숨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어릴 때의 나는 일찍 자라는 잔소리에 손전등을 켜고 몰래 새벽까지 책을 읽을만큼 독서를 좋아했었다.
집에 가는 길에 있는 도서관은 매일 들르는 놀이터 겸 독서실 겸 공짜책방이었다.
20대 초반에는 대학공부와 실습, 알바, 결혼과 육아, 직장생활에 치어 잠시 책을 놓았었지만
30대가 되어 시작한 밀리의 서재는 나에게 큰 위안이 되어 벌써 5년쯤 매일 책을 읽고 있다.
종이책을 보는 것이 더 좋은 것은 알고 있지만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밀리의 서재는 최고였다.
틈틈이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아이들 재우면서 잠시, 잠들기 전까지도 너무나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남편과의 대화에서 무언가 나의 한계가 느껴진 부분이 있었다.
대체 왜 나는 이렇게 책을 많이 읽으면서 많이 배우고 생각하고 있는데 왜 막상 대화에서는 부족하고,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의 통찰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걸까 고민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나에게 독서는 그냥 도피처가 된 것은 아니었을까..
현실의 힘듦을 잠시 잊고 글자에만 집중하는 도피..
그걸 깨닫고 난 후의 독서는 전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나는 여전히 책을 매일 읽고 좋아하지만
단순히 도피처가 아닌 진짜 나를 다듬고 마음의 양식을 쌓는 그런 독서를 하려고 노력한다.
요즘은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깨우치고, 미래를 보는 눈을 키우고 있다.
아직도 남편의 통찰력은 놀랍지만
더디더라도 한걸음씩 그 통찰력을 글로나마 배워가는 나를 발견하고 기쁜 매일이다.
전자책으로 보다가 소장하고 싶은 책이나,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은 따로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다.
더 지혜로운 나를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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