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다낭성 난소 자연임신 이야기

-퐁당이- 2024. 2. 1. 18:14

 

얼마전에 친한 동생이 전화로 펑펑 울었다.

결혼한지 2년이 넘었는데 시험관, 인공수정 계속하는데 아이가 안 생기다가 드디어 착상은 하였으나 아기집만 있고 아기가 안 자란다고... 결국 수술한다고..

너무 속상하고 힘든 이야기다.

결혼하면 다 아기낳고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는 하소연이 ㅠㅠ

 

나는..

초경이 중3? 고1? 그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냥 한두번 하다가 거의 안하는.. 1년에 한두번정도?

그러다가 20살 넘어서는 아예 생리가 없었다.

대학다니면서 알바를 계속 하느라 하루에 3-4시간정도 잤는데

매일이 피곤하고 귀찮으니 안하는 게 편해서 신경을 안썼다.

(명색이 간호과 학생이 말야.. ㅡㅡ)

병원에서 다낭성난소''라고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또 시간이 지나버렸다.

(왜 다낭성난소 증후군이 아니었느냐? 나는 증후군''이라고 부를 만한 증상에 해당되는 것이 없었다. 주로 체모가 늘고 체중이 늘고 어쩌고저쩌고..가 있던데.. )

 

24살.. 결혼하려고 보니.. 음.. 생리가 없으니까.. 아기가 안생기려나.. 걱정이....

그래서 산부인과를 갔다.

양쪽 난소에 난포가 보글보글.. 포도송이인줄 ㅠㅠ

호르몬이 뭔가 조금 밸런스가 안맞아서.. 배란이 안된다고

일단 생리유도 주사를 맞고 피임약을 먹으면서 강제로 주기를 맞추고 임신 원하면 배란유도를 해야한다고 했다.

생리유도 주사를 맞았는데.. 2주간 하혈을...

다른 병원으로 가봤다. 다시 진료받고 피임약을 처방받아서 먹었는데.

그러고 두달 반 뒤...

임신이네? 두둥,,,,,,,,,,,,

7주 5일에 발견(?!)..

분명 피임약과 피임약 중간에 생리도 했는데.. 배란이 안될것 같은 거 다 확인하고 촘파도 보고 그랬는데.. 근데 입덧은 있었는데.. 단지 스트레스거나 위염이거나 그런줄 알았.........

 

피임약 처방하신 의사선생님 깜놀..

그런데. 피임약이 태아에게 X등급이라..

장애위험이 높다고. 혹시나 아기 지울 생각이 있으면 금식하고 일주일 뒤에 오라고.

(놀라지마세요. 되게되게 오래전 일이예요. 아시잖아요..)

그 일주일이 지옥같고.. 너무 힘들었는데

남편이 믿음을 주어서.. 그리고 내가 못 놓겠어서..

진짜 기형아검사했을 때, 초음파에 아기가 문제가 너무나 명확하면 그때 마음의 결정을 하는 것이 더 쉬울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금식을 하지 않고 웃으면서 갔고

의사선생님도 웃으면서 맞이해주셨다.

정상에서도 장애의 확률이 4프로다, 피임약이 위험하긴 하지만 그게 너무나 확정적으로 장애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확인할 수 없었다, 논문 다 뒤졌다..라는 답변

 

그렇게 낳은 아이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이쁜 우리 첫째 ^^

똘똘하고 착하고 예쁘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우리 딸~

 

첫째를 낳고 모유수유를 17개월을...;;;

물론 그때도 생리는 없었고

어느날 갑자기 두둥,, 또 임신이구나

크리스마스 이브 즈음.. 둘째를 확인하고 건강하게 잘 낳았다.

우리 귀요미 아들 ^^

 

그 아들을 키우고 또 생리란 것은 나에게서 잊혀져 있었고..

근데 뭥미.. 셋째가 왔다.

우리 귀여운 막내딸 ^^

나는 나 스스로 악성 다낭성난소라고 불렀다.

어떻게 생리가 한.번.도 없을 수가 있지...

아기가 안 생길지도 모른다고.. 배란유도를 해봐야 안다고..

그랬는데 말야.

그 의사가 뒤에 한마디 더 했었지

간혹. 결혼을 하면 자연치유되는 경우도 있어요........

 

나 그런여자였나부다

셋째까지 낳고는 회춘하였는지 규칙적인 생리.......... 귀찮아

병원에 검진 가도 다낭성난소인줄 모르겠다는 말씀.

하하..

 

남편하고 인연이었나부다.

이렇게 될 인연. 우리가 만나서 이렇게 귀한 아기들이 생길 인연.

너무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고.

 

그러니.. 다낭성난소, 불임, 난임.. 힘들어하시는 분들

힘내세요

저같은 악성 다낭성난소도 자연임신이 가능했어요

귀한 아기가 아직 찾아올 타이밍이 아닐 뿐일거예요